심폐소생술 중 투여하는 약물
심폐소생술 중 투여되는 약물은 심박조율을 회복시키고, 제세동 역치를 감소시키며, 부정맥의 재발을 방지하고, 심정지로 인하여 발생하는 조직의 산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투여된다. 약물과 더불어 조직으로의 산소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해 가능하면 고농도(100%)의 산소를 공급한다.
심폐소생술 중에는 순환량이 정상 심박출량의 20-30%내외에 불과하므로, 약물의 순환시간(circulation time)과 약물이 혈중 최고농도(peak concentration)에 도달하는 시간이 정상인과는 다르다. 또한 투여된 약물의 대사가 정상 상태보다 느리게 진행되므로 약물을 반복 투여할 때에는 약물의 대사속도를 고려한다.
약물을 투여할 때에는 심정지환자의 심전도소견, 산-염기 상태, 체중을 고려하여 적절한 약물과 투여용량 및 방법을 결정한다. 심폐소생술 중 투여되는 약물 중에는 투여간격이나 용량에 대하여 논란이 있는 약제들이 있다. 그러나 심폐소생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시간 내에 약물을 투여하려면, 환자의 심전도 소견이 확인되는 대로 표준화된 지침에 따라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권장된다.
심폐소생술 중에 사용되는 약제 중 에피네프린은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중 통상적으로 투여되며 바소프레신, 아미오다론, 리도카인, 아트로핀, 중탄산나트륨, 프로케이나마이드, 마그네슘, 염화칼슘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되거나 다른 약물의 대체 약물로서 투여된다.
에피네프린 (Epinephrine)
에피네프린은 알파(α) 및 베타(β)교감신경 수용체(adrenergic receptor)를 모두 흥분시키는 강력한 카테콜라민으로 다양한 심혈관계 작용을 가지고 있다.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면 말초혈관저항 증가,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의 상승,심근의 전기적 흥분성 증가, 관상동맥 및 뇌혈관으로의 혈류증가, 심근수축력증가, 심근의 산소소모량 증가, 심근의 자율성 증가 등의 심혈관계 효과가 발생한다.
1. 심정지환자에서의 효과
에피네프린은 심정지환자에서 말초혈관을 수축시킴으로서 관상동맥 및 뇌관류압을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에피네프린의 알파교감신경흥분작용은 심실세동 환자에서 제세동의 역치를 감소시킴으로서 쉽게 제세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심정지환자에서 에피네프린 투여에 의한 효과는 주로 알파교감신경흥분작용에 의한 것이다. 심정지 상태와 같은 극심함 허혈 상태에서는 알파교감신경수용체 중 알파 1 수용체의 기능은 마비되고 주로 알파 2 수용체의 작용에 의하여 혈관 수축이 발생한다. 심정지환자에서 순수한 알파교감신경흥분제인 methoxamine이나 phenylephrine을 투여하여도 에피네프린을 투여했을 때와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다.
에피네프린의 베타교감신경흥분작용은 심근의 산소소모량을 증가시키고 심장내막으로의 관류량을 감소시켜 심근의 유산생성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에피네프린의 베타교감신경작용은 심폐소생술 중 뇌혈류를 증가시키므로, 심정지환자에게 순수한 알파 교감신경작용제를 투여하는 것보다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는 것이 권장된다.
2. 투여의 적응증 및 표준투여량
에피네프린은 심정지의 원인, 초기 심전도 소견에 관계없이 모든 심정지 환자에게 투여한다.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동안 3-5분마다 1mg의 에피네프린을 정맥 내로 투여한다. 정맥로가 미처 확보되지 않은 심정지환자에서는 에피네프린을 골내(intraosseous)주사로 투여한다.
기관내(intratracheal)로 투여된 에피네프린의 흡수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관 내 투여는 권장되지 않는다. 정맥주사로와 골내주사로가 모두 확보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에피네프린을 기관내로 투여할 때에는 정맥 내로 투여할때보다 2-2.5배의 용량을 투여한다. 기관내로 투여된 에피네프린의 흡수도는 환자의 폐포 내 상태에 따라 다르다. 에피네프린 자체의 혈관 수축 작용 때문에 흡수가 지연될 수 있으며, 특히 폐부종이 있는 환자에서는 흡수가 매우 지연된다.
3. 쇼크 환자에서의 투여
에피네프린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혈관수축제에 반응하지 않는 쇼크환자에서 혈압을 유지하거나 심박조율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정맥 주사할 수 있다. 쇼크환자에서 에피네프린을 사용할 때에는 0.1-0.5 ㎍/kg/min의 양으로 시작하여 혈압이 유지될 때까지 점차 증량한다.
4. 에피네프린 투여의 부작용
에피네프린이 정맥 밖으로 유출되면 조직의 괴사를 초래하므로, 지속적으로 정맥 주사할 때는 가능하면 중심정맥으로 투여한다. 에피네프린은 알칼리성 용액에서 자동산화(autooxidation)되므로, 알칼리 용액과 함께 투여하면 약리 작용이 저하된다. 따라서 중탄산나트륨과 섞어서 투여하면 적절한 약리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에피네프린은 심근수축력과 심박조율수를 증가시키므로 소량을 투여하여도 심근의 허혈을 초래할 수 있다. 심근허혈의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가능한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 않아야 하며, 부득이 에피네프린을 투여할 때에는 투여량에 특히 유의한다.
에피네프린은 심실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심근의 자율성을 증가시키는 약물(디지탈리스)이 투여되고 있는 환자에서 에피네프린을 투여할 경우에는 부정맥의 발생에 대비한다.